04.24.23 ~ 04.30.23
0. 들어가며
벌써 4월이 끝나고 5월이 찾아왔다.
주간 회고를 써서 그런지 시간이 더 빨리 가는 듯 하다.
사실 이번 회고는 어떤 말을 할 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했고,
이 때문에 생각보다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고, 글도 몇 번이나 뒤집어 엎었다.
다행히, 이번 주 새롭게 경험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느낀 점과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1. 열정 속에서
이번 주도 역시 몇 가지의 새로운 경험들을 했다.
첫 번째로, 체이스 센터 앞 광장에서 농구를 보러 간 것이 기억에 남는다.
사실 나는 운동신경이 뛰어나지 않아 어릴 때부터 스포츠를 잘 하지 못했다.
지금은 엄청 좋아하는 축구도 대학 이후에나 관심을 가졌고, 농구는 아예 관심도 없었다.
중계로도 처음 본 농구 경기는 박진감 넘쳤다.
내가 축구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열성적인 팬들 때문인데,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라는 뛰어난 팀을 보유해서인지, 팬들의 열기가 대단했다.
농구라는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워리어스라는 팀에 대한 팬심도 짧은 시간 안에 생겨났다.
무엇보다, 어떤 것 하나에 그토록 집중하고 열광하고 미쳐있는 사람들 사이에 있으니 기분이 좋았다.
'나는 저들만큼 무언가에 미쳐보았나?' 라는 생각도 들었고, 좋아하는 유럽 축구를 꼭 직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더 강해졌다.
2.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장소
베어로보틱스에서 열린 보드게임 파티도 인상 깊었다.
물론 친구 회사에 가 보고 싶기도 했고, 보드게임도 좋아했지만,
사실 그 곳에 간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그 곳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고 다가가기 힘들었지만, 게임과 대화를 통해 그들과 점차 가까워질 수 있었다.
의도하기도 했고, 상황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도 있지만,
어느 정도 적응 한 후에는 아예 모르는 사람들 무리에 껴서 게임과 대화에 참여했다.
오묘하게도 대부분의 다른 한국 출신 ICT 인턴들이 후반부에 함께 모여 있었던 탓에,
후반부에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나를 한국인 인턴이 아닌 Korean American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 나를 미국인으로 착각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분이 좋았다.
나의 영어 커뮤니케이션 실력과, 새로운 사람들에 녹아드는 적응력을 인정받은 느낌이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나를 새로운 환경에 던져 놓고, 그 상황을 이겨나가는 힘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했다.
3. 눈치보지 않는 자유로움
4월의 마지막 날인 일요일, 레드우드 시티 항구로 향했다.
'Rocking on the Daze'라는, 밴드와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번 주의 게스트는 'Daze on the Green'이라는 락 밴드였는데, 사실 락 장르를 잘 몰라 걱정이 되기도 했다.
사실 행사는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는데,
락 음악을 즐기러 오신 분들의 연령대가 생각보다 많이 높았고,
사람들은 무대 바로 앞까지 나와 자유롭게 춤을 추며 음악을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화창한 날씨에 좋은 장소에서 신나는 음악을 들으니 그것만으로 기분이 좋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더 인상적이었다.
미국에 와서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미국인들의 태도를 보고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조금 더 스스로에게 솔직한,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진실되게 행동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4. 뭐라도 하면 뭐라도 된다
'뭐라도 하면 뭐라도 된다'
농구 경기 후, 사람들과 고민을 나누다 나온 말이다.
인터넷이나 책 어디선가 분명 접해봤을, 뻔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당사자가 겪어 온 시간과 어려움이 녹아있던 탓인지, 말에서 무게감이 느껴졌다.
몇 주째, 이 곳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우고 싶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 일관된 생각은 동시에 '무엇을 경험하고 배워야 할까?' 라는 질문을 낳기도 했다.
생각을 미리 구체화하고 경험을 취사선택하는 것은 리스크가 작지만,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면, 더 많은 것을 접할 기회를 놓치는 것이기도 하다.
계획한 일에서도,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은 일에서도,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고 배웠던 한 주이고, 한 달이었다.
뭐라도 하고 싶었고, 뭐라도 했고, 덕분에 뭐라도 배울 수 있었다.
발걸음을 먼저 옮긴다고 해서, 목적지에 먼저 도착한다는 보장은 없다.
발걸음을 앞으로 내딛는다고 해서, 쭉 앞으로만 갈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우선 첫 걸음을 시작하면, 분명 어디라도 도착할 수 있다.
첫 걸음을 떼지 않고 가만히 있다면, 절대 어디에도 도달할 수 없다.
앞으로는 무엇이든 더 경험하고 무엇이든 더 배우고 싶다.
내 작은 걸음들이 모여 만들어진 길은, 분명 나를 어딘가로든 데려가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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