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OSITIVE in Silicon Valley] 나와 다른 것까지도 나로 만들고 싶어

04.03.23 ~ 04.09.23

 

0. 들어가며

이번 한 주도 정신없이 빠르게 흘러갔다.

아직 초반이라 생활이 전반적으로 안정되지는 않았고, 새롭게 시작한 것들도 있었다.

또, 미국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뭘 얻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역시 계속 하고 있다.

이번 주에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것들을 느꼈는지, 간략하게 돌아보도록 하겠다.

 

1. 후회를 남기지 말자

이번 주, 시카고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친구와 통화를 했다.

그 친구는 1월에 미국에 왔고, 5월에 학기가 끝나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나는 미국 생활 초라, 그 친구는 미국 생활 말이라, 각자가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었다.

그동안 연락을 계속 주고받기는 했지만, 1시간이 넘게 길게 통화한 적은 처음이었다.

서로 고민을 나누고 이야기를 듣다 보니, 미국 생활에서 확실하게 가져가야 할 점 하나가 더욱 명확해졌다.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나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사람이다.

모든 말과 행동에 이유가 있다고 믿고,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앞서 스스로 그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런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툭 뱉은 말과 무심코 한 행동을 되돌아보며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한다.

이런 나를 좋아하지만, 행동에 앞선 준비 과정에서 시간과 노력을 너무 많이 쏟는 경향이 있었다.

때때로 기회는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고, 남은 것은 기민하지 못했다는 후회 뿐이었다.

 

미국에서 내가 보낼 시간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매 순간이 아깝고 소중한 순간임은 분명하다.

여기서까지 후회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조금은 생각을 덜어내 보려고 한다.

 

하고 싶은 것에 망설이지 않는

조금 더 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그런 나로 성장해 돌아가고 싶다.

 

2. 나와 다른 것까지도 나로 만들고 싶어

'새로운 경험들과 사람들을 통해 생각의 틀을 깨고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기'

지난 주 주간 회고에서 언급했던 미국에서의 세 가지 목표 중 하나이자,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개발자로서의 성장, 영어 실력의 성장은 지금이 아니라도 이뤄낼 수 있지만,

사고의 수평적 확장과 고정관념의 탈피는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이뤄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사람과의 대화는 안정감과 편안함을 주지만,

나와 다른 사람과의 대화는 새로움과 불편함을 준다.

 

사고의 유연함을 가지자고 되뇌어서일까?

최근 들어 그 불편함이 썩 싫지만은 않다.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것 같아 오히려 기분이 좋다.

미국에 있는 동안, 이런 신선한 자극들에 최대한 많이 노출되고 싶다.

이 장면이 너무 찰떡같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생각의 폭을 넓히는 것은

'나라는 사람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나와 다른 것까지도 나로 만들고 싶다.

나를 끊임없이 확장함으로써, 역설적으로 나의 색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3. 사람이 너무 좋아

항상 느끼지만, 나는 사람을 정말 좋아한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교류하며 힘과 에너지를 얻는다.

 

지난 주 말, 함께 사는 가족들이 아이들 봄방학을 맞아 할머니 댁으로 긴 여행을 떠났다.

회사 대표님을 비롯한 몇몇 직원들도 아이들과 함께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셨다.

대표님의 부재로, 인턴들은 이번주 목, 금에 출근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했다.

돌이켜보니, 유독 더 외로운 한 주였던 것 같다.

 

그럼에도, 이번 주 역시 사람들과 추억을 많이 쌓았다.

미국 생활에 대한 고민을 나눈 성희와의 통화

같은 회사 인턴 지원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눈 술 자리

샌프란시스코 민준이형 집에서의 맛있는 음식과 대화들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의 오랜만의 영상 통화

단골이 되어버린 Hillsdale Liquor의 직원 사킴

언제나 곁에 있는 ICT 동기들과 함께한 시간

LA에서 날아온 하쁘니들과의 여유로웠던 피크닉까지.

이번 한 주도, 나와 함께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모두의 다음 한 주도 행복한 시간으로 가득하길.

다음 주 회고를 적는 나는, 지금의 나보다 더 성장해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