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9.23 ~ 06.25.23
0. 들어가며
안정적이고 잔잔하게 행복했던 한 주였다.
나 자신에게 많은 일들이 일어나지는 않았는데,
동시에 주변에서는 또 다른 큰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다.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이번주도 변함없이 키보드를 두드려 보겠다.
P.S. 이번 회고는 특이하게도 영화 '플래시'와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과거와 미래, 그 사이의 나
운명이란, 정해진 과거와 미래란 존재할까?
이는 오래전부터 소설과 영화의 단골 소재였지만,
근래 멀티버스라는 소재와 엮여 더 많이 다뤄지고 있다.
내가 최근 본 두 편의 영화는, 이에 대해 다른 듯 같은 시각으로 접근했다.
영화 '플래시'에서, 배리는 자신의 불행한 현재를 바꾸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다.
광범위하고 무분별한 변화를 막고자 직접적으로 과거에 간섭하지 않고,
간접적인 방법으로 선택적으로 개입해 변화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지만,
그 사소한 변화 하나 조차도 예상치 못한 너무나도 큰 차이를 만들어내고 만다.
잘못된 시간선을 수정하려고 몇 번이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끝에 배리는 결국,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것과, '과거의 경험들이 지금의 우리를 만든다' 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영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서, 마일즈는 스파이더맨들의 비밀을 알게 된다.
모든 스파이더맨들에게는 '가까운 사람의 희생'이라는 '공식 설정 사건'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이는 운명과도 같아, 이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세계는 붕괴하고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다는 사실이었다.
마일즈는 결국, 세계의 생존을 위해 한 명의 사랑하는 사람의 다가오는 희생을 방관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일련의 사건들로 마일즈는, '자신의 미래는 운명으로 정해진 것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는 결심을 굳힌다.
감독과 제작진이 이를 의도한 것인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플래시는 과거에, 스파이더맨은 미래에 조금 더 초점을 두고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플래시는 '바꿀 수 없다'라고 이야기하는 반면, 스파이더맨은 '바꿀 수 있다'라고 이야기하는 듯 해 더 인상 깊었다.
두 영화를 통해 내가 느끼고 생각한 점을 연결해보니,
'과거에 이미 일어난 일은 바꿀 수 없지만 미래에 일어날 일은 바꿀 수 있다' 라는 결론이 나왔다.
사실 너무 당연한 말이고,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기는 매우 힘들다.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와 미련에 빠져, 정작 바꿀 수 있는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가 만들어 낸 것이 '현재의 나'이지만, 그 '현재의 나'는 곧 다가올 '미래'를 만들 수 있기에,
때때로 과거를 바라보되, 걸음의 방향은 미래로 향해야 함은 분명한 것 같다.
2. 이별과 새로운 만남, 그 사이의 기록
며칠 전, ICT 인턴십 선배인 우리 회사 친구가 한국으로 돌아갔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부터 도움도 많이 받고 함께 추억도 쌓았었기에,
이전부터 예정된 일이었음에도, 이 때가 실제로 찾아오니 기분이 이상했다.
마지막 날에는 우연히 앞으로의 계획과 생각에 대해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
그 시간을 통해, 나는 이곳에서의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 지 생각해보기도 했다.
12기 친구와의 마지막 대화 이후 며칠 뒤, 14기 인턴들이 미국에 도착했다.
네트워킹을 위한 저녁 식사 자리를 통해, 새로운 인턴 친구들을 바로 만났다.
몇 달 전 나의 모습처럼, 미국 생활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공존하는 얼굴들이었다.
짧은 시간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초기 정착과 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비록 큰 도움까지는 아니겠지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 것 같아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처음 만난 인턴들과, 몇 달만에 만난 반가운 사무국 직원분과의 대화 중, 내 회고 이야기가 나왔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또 지원하고 운영하는 입장에서, 글을 재미있게 읽었다며 좋은 피드백을 주셨다.
솔직히, 매주 몇 시간씩 시간을 들여 생각을 정리하고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은 많은 노력을 요하는 일이다.
스스로의 기록과 성찰을 위해 시작한 주간 회고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 역시 너무 보람찼다.
어느새 조금은 달라진 주변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겪게 될 또 다른 일들을, 계속 글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3. 마무리하며
주로 주말에는 일정이 있어, 일요일 마감을 목표로 했던 주간 회고의 발행이 늦어지고 있다.
화, 수요일에 글을 완성하다 보니, 이번 주에 일어난 새로운 일들에 대해 적고 싶어 손가락이 간지럽다.
이번 주말에는 연휴를 맞아 밴쿠버와 시애틀을 혼자 여행할 예정인데, 그 과정에서 또 많은 것을 느끼고 싶다.
사실 이번에는 이미 할 말이 너무 많은데, 여행 덕분에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질까봐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이별과 만남 사이에서, 더 느끼고, 더 생각하고, 더 표현하고 싶다.
'Monthly HYOSITIVE' 카테고리의 다른 글
[HYOSITIVE in Silicon Valley] Be Energetic (0) | 2023.06.22 |
---|---|
[HYOSITIVE in Silicon Valley] Protagonist (0) | 2023.06.15 |
[HYOSITIVE in Silicon Valley] Run above the moment (0) | 2023.05.24 |
[HYOSITIVE in Silicon Valley] Love yourself, Love others (0) | 2023.05.17 |
[HYOSITIVE in Silicon Valley] 뭐라도 하면 뭐라도 된다 (0) | 2023.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