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며
'실리콘밸리'. 모든 개발자들에게 꿈 같은 단어이고, 나에게 역시 마찬가지였다.
꿈을 꾸지만 않고 실현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3월부터 실리콘밸리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그 과정에 대한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프로세스는 대략적으로 '학교 추천 - 서류 전형 - 코딩 테스트 - 면접 전형 - 매칭'의 순서대로 진행된다.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상세한 정보나 공지를 다루는 글들은 이미 많으니, 나는 내 경험 위주로 이야기 해 보겠다.
1. 학교 추천을 받기 위한 노력
ICT 인턴십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우선 소속 학교에서 운영사무국에 프로그램 참여 대학으로 신청을 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글로벌 과정의 경우, 참여 대학 신청과 동시에 추천 학생 명단을 운영사무국에 제출하게 된다.
즉, 학생 입장에서의 프로그램 참여를 위한 첫 걸음은 바로 학교의 추천 과정을 통과하기이다.
우리 학교의 경우, 2021년까지는 ICT 인턴십 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여해 왔으나, 2022년은 참여 대학 신청 자체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사실 2022년에도 프로그램에 지원하고 싶었으나 기회 자체가 없었고, 당시 학교와 사무국 측과 여러번의 통화를 했으나, 결과를 바꿀 수 없어 너무 아쉬웠다.
올해는 이런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고, 운영사무국 측에서 참여대학 모집을 시작하자마자 학교에 먼저 연락을 취했다.
현장실습지원센터, 소프트웨어중심대학사업단에 많은 전화를 걸고, 사무실에 직접 찾아가 부단장님과의 면담도 진행했다.
(사무실을 찾아가서 전화드렸던 학생이라고 말씀드렸는데, 바로 내 이름을 기억하실 정도로 연락을 자주 했다.)
사실 학교 측에서는 처음에 글로벌 과정은 신청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나의 거듭된 요청에 글로벌 과정 참여 대학으로 신청했고, 결국 사무국 측의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학생 추천의 경우, 애초에 내가 요청해서 신청한 글로벌 과정이기도 하고, 포트폴리오 등 나를 어필할 수 있는 자료를 미리 준비해두고 바로 보내드렸기 때문에, 별도의 절차 없이 통과될 수 있었다.
2. 서류 전형
참여 대학으로 선정되자마자, 사무국 측에서 안내 메일이 왔다. 이번 23년 글로벌 인턴십에 참여하는 기업 목록이었다.
8개 기업의 운영계획서를 상세히 읽어보고, 각 회사에서 진행하는 업무와 요구되는 역량 등을 모두 노션에 정리했다.
나의 능력과 경험, 그리고 정리한 회사에 대한 정보를 함께 고려했고, 지원할 3개의 기업을 선택할 수 있었다.
ICT 인턴십은 모집 일정이 매우 촉박했다.
1월 20일에 참여대학 선정 결과가 발표되었고, 3개 기업의 지원서를 26일 14시까지 작성해야 했다.
당시 21일부터 24일까지가 설 연휴라 가족과 함께 친척집에 방문했고, 평일에는 인천에서 강남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문 포트폴리오와 3개 기업 각각의 Personal statement를 작성해야 했고, 이는 엄청나게 힘든 일정이었다.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던 유일한 선택지는 바로 잠을 줄이고,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었다.
친척집에서 돌아온 23일부터 25일까지, 3일 밤의 수면 시간을 모두 합쳐도 10시간이 되지 않았다.
출퇴근 버스에서는 무조건 앉자마자 잠을 청했고, 마감 전날 밤에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 회사 근처에 방을 잡았다.
정신적, 신체적으로 너무나 힘든 상황이었지만, 정말 간절했기에,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았기에 최선을 다했다.
개인적으로 글을 쓸 때 표현은 다채롭게, 호흡은 짧게 가져가는 것을 선호하는데, CV에도 나의 색깔을 입히기 위해 노력했다.
영문 자기소개서 작성과 포트폴리오 번역에는 친구들의 도움이 정말 큰 힘이 되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감사를 표한다.
3. 수경 누나의 멘토링
사실 ICT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2019년이었다.
다른 대외활동으로 알게 된 선배가 2019년에 이 프로그램으로 실리콘밸리에 다녀왔고, 나에게 적극 추천해줬기 때문이다.
막연하고 멀었던 실리콘밸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의 꿈을 구체화하고 노력하는 데에는 수경 누나의 도움이 매우 컸다.
이번 지원 과정에서도 누나에게 많은 상담과 도움을 받았다.
누나의 경험담은 그 자체로 나에게 큰 동기부여이자 소중한 팁이었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 해줬던 '네가 안 가면 누가 가냐'는 말은 내 자신감의 원천이었다.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던 누나에게 이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한다.
4. 코딩 테스트
ICT 글로벌 인턴십은 서류와 코딩 테스트를 함께 고려 해 면접 대상자를 선정했고,
26일 14시까지였던 서류 전형 이후, 27일 금요일부터 28일 토요일 안에 코딩 테스트를 응시해야 했다.
이번 지원 시 가장 자신이 없었던 부분이 바로 코딩 테스트였다.
프로젝트를 위한 코딩과 코딩 테스트를 위한 코딩은 분명 차이가 있고,
코딩 테스트를 1순위로 두고 제대로 준비해 본 경험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없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파이썬 기본 문법과 많이 출제되는 유형들을 위주로 코딩 테스트를 준비했다.
금요일 퇴근 이후 마지막 벼락치기를 했고, 잠시 눈을 붙인 이후 새벽에 시험에 응시했다.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으나, 크게 나쁜 결과는 아니었고, 서류와 면접으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26일 금요일부터 28일 일요일까지 미루고 미루던 친구들과의 부산 여행이 예정되어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시험 이후 후발대로 합류했고, 지금까지의 힘든 과정과 다가 올 면접 사이 최고의 힐링을 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
5. 서류 합격과 면접 준비
서류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일정이 촉박했기에 미리 면접 준비를 시작했다.
나는 글과 말로 나의 의견을 표현하는 데에는 두려움이 없다. 영어에 대한 자신감도 있는 편이다.
때문에, 기술적으로 어려운 질문에 내 경험을 활용해 잘 대답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솔직히 서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동기 부여의 부재로 면접 준비가 손에 잘 잡히지는 않았다.
서류 검토 기간 이후, 지원한 세 곳의 기업 중 두 곳으로부터 서류 합격 결과를 통보받았다.
아직 끝난 게 아니었지만 가슴이 너무 빠르게 뛰었고, 벅차오르는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노력했다.
서류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한 면접 멘토링에 참여했고, 퇴근 이후 시간을 활용해 최대한 면접을 준비했다.
우선 내 포트폴리오와 합격 기업 자소서에 작성한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내용들을 정리했다.
특정 경험에 대해 물어볼 수 있는 예상 질문들을 적어 보았고, 그와 연관된 기술적 내용들에 대해서도 꼼꼼히 확인했다.
자기소개서 작성 시에 구체적인 경험들과 내용들에 대해 미리 정리 해 두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면접을 준비할 수 있었다.
6. 면접 전형
면접은 각 회사 별로 1회씩, 스카이프 화상 통화로 45분동안 진행되었다.
면접 일정 역시 매우 촉박했고, 덕분에 회사 근처에서 방을 잡고 자기도 했고, 마찬가지로 수면 시간을 최대한 줄였다.
현 회사 대표님께서 좋은 기회이니 잘 준비해보라며 배려해주신 덕분에 출근 일정을 조정했고, 무사히 면접에 응시할 수 있었다.
F사
F사는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와 비슷한 스포츠 관련 스타트업이었다.
100% 한국어로 진행되었고, 4분이 들어오셔서 2분이 번갈아가면서 질문하셨다.
기술적인 질문의 경우 내가 프로젝트에서 사용했던 경험과 그에 관련된 기술을 확인하는 정도였다.
오히려 인성 질문을 훨씬 많이 받았고, 이런 부분에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모든 질문에 만족스럽게 답변했다.
도메인이 겹치다보니 현 회사에서 하는 일들에 대해서도 질문을 받았는데, 공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말씀을 드렸다.
너무 감사하게도 대표님이 면접 중에도 좋은 말씀을 너무 많이 해 주셨고, 면접 종료 후 붙을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C사
C사는 음악 관련 스타트업이었다.
100% 영어로 진행되었고, 3분이 들어오셔서 3분이 번갈아가면서 질문하셨다.
C사 면접의 경우, 인성 질문은 하나도 없었고, 모두 기술적인 질문으로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나의 프로젝트와 인턴십 경험, 그 과정에서 사용한 기술에 대해 여쭤보셨다.
기술 질문은 점점 더 심화적이고 연관된 내용으로 확장되었는데, 다행히 준비한 범위 내의 질문들이 많이 나왔다.
영어에 자신감이 있는 편이었음에도, 말을 꽤 절긴 했으나, 내용적으로는 하고 싶은 답변을 만족스럽게 할 수 있었다.
매칭 우선순위 지정
나는 2개 기업의 면접에 응시했기 때문에, 두 기업 중 어떤 기업을 더 선호하는지 우선순위를 지정해야 했다.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은 내가 커리어를 쌓아나가고 싶은 방향과 기업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일치하느냐였고,
이 외에도 여러가지 요소들을 고려해 숙고한 뒤, C사를 1지망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7. 최종 합격
C사 면접 이후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고, 휴식을 취했다.
두 곳 모두 면접이 만족스러워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으나, 차분한 마음으로 기다려 보기로 했다.
결과 발표 날이 되었고, 생각보다 더 긴장을 많이 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받은메일함을 한없이 새로고침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메일이 왔고,
결과는 1지망 Chartmetric 최종합격이었다.
대구에서 수도권 대학에 처음 왔을 때,
국제교류동아리에서 외국인 친구들을 만났을 때,
SOPT에서 열정과 능력있는 동료들을 만났을 때,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하는 생각의 깊이가 달라졌다.
이번 실리콘밸리 인턴십은, 내 인생의 또 다른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미국에 가서 어떤 경험을 하게 될 지, 어떤 실패와 성공을 맛보게 될 지 나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그 모든 경험들이 내 다음 'step up'을 위한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사실 단 하나만은 확신한다.
많이 경험하고, 느끼고, 배우고, 도전하고, 즐기고 싶다.
그것만이 지금까지의 노력과 성취에 대한 보상이고,
다음 성취에 대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Rewind HYOSITIVE' 카테고리의 다른 글
[Rewind 2024 - 上] 꿈에 더 가까이 (1) | 2024.07.12 |
---|---|
[Rewind 2023] 더 넓은 세상으로 (2) | 2024.01.07 |
[Rewind 2022 - 下]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0) | 2023.01.01 |
[Rewind 2022 - 上] 노력하는 과정,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으로 (2) | 2022.08.11 |
[WE SOPT 회고] 열정 안에서 열정을 불태우다 - (2) 극락 세미나와 초보 개발자로의 성장 (2) | 2022.02.17 |